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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gazine FASHION

2026 여름 필수템이 된 버뮤다 팬츠

누가 입냐던 촌스러운 바지가 할리우드부터 한국인 옷장까지 점령했습니다.

Editor 배터리(Better Lee)

2026.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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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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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 배터리(Better Lee)
[잇(it)템 졸업식]  


패션계를 사로 잡은 it템에 대한 모든 것. 역사부터 최신 트렌드까지 낱낱이 파헤친다.

한때 '촌스러운 아저씨 바지'라는 오명을 달고 다니던 버뮤다 팬츠가 올여름 완전히 다른 이름으로 불리고 있다. 장마철 필수템, 꾸안꾸 아이템, 오피스룩 대안. 무릎 언저리의 그 애매한 기장이 이제는 가장 강력한 무기가 됐다.

런웨이부터 공항 패션까지


 

보테가 베네타(Bottega Veneta) 26SS RTW 런웨이에 소개된 버뮤다 팬츠 ⓒBottega Veneta 공식 홈페이지

이 흐름을 먼저 예고한 건 글로벌 런웨이였다. 에르메스, 발렌시아가, 보테가 베네타가 26SS 컬렉션에서 버뮤다 팬츠를 선보이며 올여름 트렌드 아이템으로 떠오를 것을 예고했다. 특히 보테가 베네타는 오피스룩 스타일의 버뮤다 팬츠 스타일링을 연출하며 정제된 무드로도 충분히 소화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


 

버뮤다 팬츠를 입은 할리우드 배우 젠데이아(Zendaya) ⓒGetty

런웨이의 신호는 셀럽들의 일상으로 빠르게 번졌다. 26년 3월 '지미 키멜 라이브(Jimmy Kimmel Live!)' 출연을 앞둔 젠다이아는 모스키노 버뮤다 팬츠에 힐을 매치한 오피스룩을 선보였고, 4월 코첼라 무대에 오른 저스틴 비버는 버뮤다 팬츠 차림으로 등장했다. 국내에서는 에스파 카리나가 지난 6월 공항 패션으로 베이지 컬러의 버뮤다 팬츠에 미들 부츠를 스타일링해 화제를 모았다. 인스타그램 팔로워 2.8억 명의 저스틴 비버부터 국내 아이돌까지, 장르와 국경을 넘어 같은 아이템을 택한 거다.

옷장 필수템이 된 버뮤다 팬츠

이랜드 스파오, 버뮤다 팬츠 화보

셀럽들이 신호를 보내자 시장이 응답했다. 26년 1월 1일부터 7월 13일까지 기준, 이랜드월드의 SPA 브랜드 스파오(SPAO)의 데님 쇼츠 카테고리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9% 성장 중이다. 7월 15일 기준 버뮤다 팬츠 물량 소진율은 90%로, 전년 동기 대비 약 10%p 상승했다. 스파오는 8월 공식 홈페이지에서 버뮤다 팬츠 중심 온라인 기획전을 오픈할 계획이며, 리오더도 검토 중이다.

이랜드 미쏘, 버뮤다 팬츠 화보

이랜드월드에서 운영하는 여성 SPA 브랜드 미쏘(MIXXO)도 마찬가지다. 26년 5월 1일부터 7월 15일까지 미쏘 버뮤다 팬츠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3% 증가했다. 이 흐름은 두 브랜드에 그치지 않는다. 국내 여성복, 남성복, 캐주얼, SPA 브랜드 전반에서 올여름 버뮤다 팬츠 물량을 전년 대비 확대하거나 데님 버뮤다 팬츠 매출이 큰 폭으로 성장하고 있다는 소식이 잇따르고 있다.

스콜이 바꾼 여름 옷장


 

ⓒ연합뉴스

버뮤다 팬츠가 올여름 유독 주목받는 데는 기후 변화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한국기상학회에 따르면 뜨거운 공기가 솟구쳐 만든 구름이 좁은 지역에 짧고 강하게 비를 뿌리는 대류성 강수, 이른바 '스콜'이 잦아졌다. 동남아 휴양지에서나 볼 법한 갑작스러운 폭우가 이제 한국의 일상 풍경이 된 거다. 기상청 '2026년 기후전망'에 따르면 올해 강수량은 평년과 비슷하거나 다소 많을 것으로 관측된다. 언제 어디서 쏟아질지 예측하기 어려운 여름이라는 뜻이다.

이 환경에서 바지 밑단이 젖을 걱정 없는 버뮤다 팬츠는 자연스러운 대안이 됐다. 레인부츠, 젤리슈즈, 로퍼 등 다채로운 신발과 매치하기 용이하고, 격식까지 챙길 수 있어 단순한 여름 아이템을 넘어 장마철 필수템으로 자리 잡는 흐름이다.

애매한 기장이 오히려 강점

실용성만으로는 이 열풍을 다 설명할 수 없다. 버뮤다 팬츠 인기의 또 다른 배경에는 '꾸안꾸(Effortless Chic)' 트렌드가 있다. 꾸민 듯 꾸미지 않은 실루엣으로 개성을 표현하는 스타일링인데, 무릎 위를 스치는 버뮤다 팬츠의 간결한 기장이 이 무드와 정확히 맞아떨어진다. 살을 과감히 드러내지 않고도 정제된 우아함과 지적인 무드를 동시에 낼 수 있다는 점에서 반응이 좋다.

스타일링의 재미는 슈즈에서 정점을 찍는다. 투박한 데님 쇼츠에 날렵한 키튼힐 샌들이나 깔끔한 로퍼를 매치하면 정돈된 이미지를 연출할 수 있고, 스포티한 스니커즈부터 포멀한 로퍼까지 슈즈 선택의 폭이 넓다. 물 빠진 연청부터 진청 인디고까지 컬러에 따라 무드가 완전히 달라지고, 밑단 통이 넉넉한 루즈핏은 허벅지 라인을 자연스럽게 감춰준다. 셔츠나 재킷과 매치하면 클래식한 분위기를, 티셔츠나 니트와 함께 연출하면 캐주얼한 스타일링이 가능해 활용도도 높다.

하늘 아래 같은 핑크 립스틱이 없듯, 버뮤다 팬츠도 그렇다. 소재, 컬러, 기장, 핏에 따라 전혀 다른 아이템이 되는 것이 버뮤다 팬츠가 가진 가장 큰 매력이다.

촌스럽다던 그 바지가 지금 가장 세련됐다


스콜이 잦아진 여름, 꾸안꾸를 원하는 소비자, 오피스룩의 경계를 허무는 트렌드. 세 가지 흐름이 동시에 맞물리면서 버뮤다 팬츠는 더 이상 여름 한철 아이템이 아니다. 장마철 실용성과 꾸안꾸 감성, 오피스룩까지 아우르는 이 여름의 필수 아이템으로 자리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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