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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각이 통하는 시대, 조니 뎁이 쏘아올린 이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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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적인 멋의 정점, 뿔테 안경 : 패션 아이템으로 자리 잡은 안경의 역사
지적인 멋의 정점, 뿔테 안경 : 패션 아이템으로 자리 잡은 안경의 역사
2025.02.14
2025.02.14
Editor 배터리(Better Lee)
[잇(it)템 졸업식]
1950년대 미국 아이비리그 학생의 트레이드 마크였던 뿔테 안경은 시대를 거칠 수록 진가를 발휘하는 클래식한 아이템 중 하나다. 지적이면서도 트렌디한 이미지를 자아내는 뿔테 안경은 라식, 라섹 수술을 해도 쓰고 싶은 안경으로 거듭났다. 오늘은 안경의 기원과 함께 드뮤어룩의 완성도를 높일 뿔테 안경에 대해 파헤쳐보고자 한다.
수도사들의 '독서 돌'에서 시작된 안경의 기원
13세기 이탈리아 수도사들은 암석 수정과 석영으로 글씨 위에 놓으면 글자가 확대되는 볼록렌즈를 만들었다. 일명 ‘독서 돌(Reading Stone)’이라 불리는 해당 렌즈는 노안을 앓고 있는 고령의 수도사들에게 큰 축복이었고, 안경의 기원이 된 최초의 시력 보조 장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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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 받침, 안경다리, 렌즈 등 구성의 친근한 안경 형태는 18세기에 이르러서 갖춰지게 됐다. 영국의 광학사 에드워드 스칼렛(Edward Scarlett)이 나무, 납, 구리 등을 소재로 귀에 걸 수 있는 현대식 안경다리를 고안한 것이다. 안경다리 없이 힌지로만 구성된 렌즈를 코에 얹어 사용하던 것에서 한 단계 발전을 이뤄낸 것이다.
비슷한 시기, 미국의 과학자이자 철학자인 벤자민 프랭클린(Benjamin Franklin)이 원시와 근시를 동시에 교정할 수 있는 이중 초점 렌즈를 개발에 성공하며 안경의 혁신을 이어갔다.
조선 왕실도 사랑한 안경, 신분의 상징이 되다
"나의 시력이 이전보다 점점 못해져서 경전의 문자는 안경이 아니면 알아보기가 어렵다. 그러나 안경은 2백년 전 이후 처음 사용되는 것이라 이것을 쓰고 조정에서 국사를 처결한다면 사람들이 이상하게 볼 것이다."
조선 후기의 대표적인 학자 다산 정약용의 초상화에도 안경을 착용한 모습이 남아있다. 당시 양반층에서 안경은 신분과 교양을 상징하는 귀중품이었다. 양반들은 화려한 문양으로 장식된 안경집을 허리춤에 차고 다니며 자신의 지위를 과시했다. 나이 많은 어른 앞이나 공식 석상에서는 안경을 벗는 것이 예의였으며, 정조 역시 어전 회의에서는 안경을 착용하지 않았다고 전해진다.
시력 교정 도구에서 패션 잇템으로···
현대적인 안경 프레임은 각각의 특징적인 디자인으로 구분된다. 20세기 들어 △웰링턴(Wellington) △보스턴(Boston) △라운드(Round) △캣아이(Cat Eye) △크라운 판토(Crown Panto) △브로우라인(Browline) 등 개성 있는 프레임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특히, 역사다리꼴의 웰링턴 프레임과 부드러운 원형의 보스턴 프레임은 안경 마니아만이 구분 가능하며, 우리에게는 뿔테로 통칭되는 대중적인 안경테다.
안경이 시력 교정 도구를 넘어서 개성을 표현하는 패션 아이템으로 진화하는 데에는 할리우드 배우 및 유명 아티스트들의 영향이 컸다.
빌 에반스(Bill Evans)가 즐겨 쓴 웰링턴 프레임의 역사는 영국 웰링턴 대학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50년대 학생들 사이에서 유행하기 시작한 해당 프레임은 상단이 넓고 하단이 좁은 역사다리꼴 형태가 특징이다. 렌즈는 사각이며, 엔드피스는 안경 상부로 향할수록 높아지는 경사진 형태를 띤다. 해당 디자인은 지적이면서도 클래식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반면, 보스턴 프레임은 1970년대 미국 보스턴 대학가 대학생들 사이에서 유행하며 훗날 ‘보스턴’이라는 프레임 이름으로 불리게 됐다는 설이 유력하다. 어느 정도 각이 있는 부드러운 곡선을 띄고 있어 지적이면서도 친근한 이미지를 동시에 자아낸다. 프레임 상단과 하단의 높이 차이가 적어 안정감 있는 인상을 주고, 아시아인의 얼굴형과 잘 어울려 국내에서도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 앤디 워홀(Andy Warhol), 키아누 리브스(Keanu Reeves)가 보스턴 프레임을 즐겨 쓴 인물로 알려져 있다.
조니 뎁이 쏘아 올린 ‘아넬형 프레임’ 열풍
Johnny Depp, ©getty
20세기 중반 타르트 옵티컬을 운영하는 줄리우스 타르트(Julius Tart)가 독자적으로 개발한 모델 ‘아넬(Arnel)’은 웰링턴 프레임과 보스턴 프레임의 디자인 요소가 조화롭게 섞인 프레임이다. 손으로 잡아당긴 것과 같은 엔드피스 디자인과 함께 직사각형과 둥근 쉐입이 조화롭게 결합된 렌즈로 구성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구리 및 금속이 부족해지자 아세테이트를 소재로 사용했으며, 조니 뎁(Johnny Depp), 제임스 딘(James Dean) 등 남성 패션의 한 획을 그은 유명인들이 사랑한 안경 디자인으로 유명하다.
©tart optical
하지만 1970년대 타르트 옵티컬이 도산하면서, 더 이상 오리지널 아넬 제품을 구할 수 없게 됐다. 오늘날 다수의 안경 브랜드들이 줄리우스 타르트의 아넬 프레임을 계승 및 복각한 아넬형 안경을 선보이고 있으며, 빈티지 아넬 제품은 경매에 나오면 높은 가격에 거래되기도 한다.
아넬형 프레임은 편안한 핏팅감과 함께 클래식하고 자연스러운 멋을 낼 수 있어 여전히 대중적으로 인기가 많다.
2004년에는 영화 '시크릿 윈도우'에서 조니 뎁이 아넬형 프레임 안경을 착용한 것이 화제를 일으키며 전 세계적인 열풍을 일으키기도 했다. 소설가 역을 맡은 그의 지적인 이미지는 아넬형 프레임과 완벽한 조화를 이루며, 시력이 좋은 사람까지 안경원으로 이끄는 매력을 발산한 것이다.
일명 '뿔테'로 불리는 아넬형 프레임 안경은 긱시크, 드뮤어 패션 트렌드와도 잘 맞아떨어지는 아이템이다.
지적이면서 세련된 이미지의 오피스룩 연출은 물론 스웻 셋업과 함께 한 끗 다른 믹스매치룩으로 연출하기에도 제격이다.
특히, 회사에서 중요한 회의를 앞둔 이들에게 아넬형 프레임 안경을 추천한다. 7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이 프레임은 당신을 더욱 지적이고 세련되게 하고, 훌륭한 하루를 완성하는 데 큰 도움을 줄 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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