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itor 배터리(Better Lee)
[잇(it)템 졸업식] 

트위드 자켓, 여성 패션의 자유를 외친 코코 샤넬의 유산

✨트위드의 뜻

트위드(Tweed)는 양모(울)를 평직, 능직 또는 헤링본 구조로 조밀하게 짠 옷감 소재를 뜻한다. 18세기 스코틀랜드의 직조공들은 스코틀랜드의 차가운 날씨에 견딜 수 있는 소재 연구에 한창이었고, 거친 질감의 아웃도어용 트위드 원단 개발에 성공했다. 직조 방식을 뜻하는 ‘트윌(Tweel)’을 런던의 한 상인이 ‘트위드(Tweed)’로 잘못 읽어 오늘날 대명사처럼 굳어졌다는 흥미로운 이야기도 있다.

🔍트위드의 유래

19세기까지 트위드는 영국 상류층의 사냥복(헌팅 자켓)에 사용되며, 보온성과 내구성, 방수 기능을 갖춘 실용적인 소재였다. 오늘날 고어텍스, 스판덱스와 같은 기능성 소재가 있듯 당시에는 트위드가 혁신적인 소재였던 것이다.

남성의 전유물이었던 트위드 소재는 20세기 코코 샤넬을 통해 여성들에게 사랑받는 아우터 소재로 거듭났다. 오늘은 명품 하우스 브랜드부터 SPA까지 선보이며, 영원한 스테디셀러로 자리매김한 트위드 자켓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여성을 속박에서 해방시킨 트위드 자켓

가브리엘 코코 샤넬(Gabrielle Bonheur Coco Chanel)은 1910년대까지 코르셋을 착용하던 여성들에게 복식을, 해방과 자유를 제공한 인물로 유명하다.

 

1924년, 코코 샤넬은 연인이었던 웨스트민스터 공작(The second Duke of Westminster)의 스포츠웨어를 빌려 입으며 트위드의 매력에 빠졌다. 편안하면서도 세련된 트위드 소재의 가능성을 발견한 코코 샤넬은 스코틀랜드의 한 공장과 손잡고 자신만의 트위드 원단을 제작했다. 스코틀랜드 시골의 나뭇잎과 흙에서 영감을 얻어 의상 컬러를 구현했다고 전해진다.

1954년, 71세의 나이에 선보인 트위드 자켓은 당시 디올(Dior)의 뉴룩과 대조되는 실루엣으로 프랑스 언론의 혹평을 받기도 했지만, 미국 언론의 호평과 함께 케네디 대통령의 영부인 재클린 케네디(Jacqueline Kennedy Onassis)를 비롯한 셀러브리티들이 애용하면서 패션 아이콘으로 자리잡았다.

코코 샤넬이 시작하고, 칼 라거펠트가 완성시킨 트위드 자켓

"나는 여성을 사랑하기에, 여성들이 편안하면서도 여성스러움을 돋보이게 하는 수트를 만들고 싶었다."

코코 샤넬의 말처럼, 샤넬 트위드 자켓은 여성의 몸을 구속하지 않는 카디건 같은 실루엣이 특징이다. 코코 사넬은 트위드 소재에 울, 실크, 코튼을 혼방하며 하이패션에 걸맞은 혁신을 이어갔다.

1983년 칼 라거펠트(Karl Lagerfeld)가 샤넬의 새로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부임한 이후, 샤넬은 파리에 위치한 공방 '메종 르사주(Maison Lesage)'와 손잡고 트위드 자켓의 대중화를 만들어냈다.

청바지와 화이트 셔츠처럼 샤넬 트위드 자켓이 유행에 휩쓸리지 않는 패션템으로 거듭나는 데는 칼 라거펠트의 역할이 컸다.

메종 르사주에서 제작되는 샤넬의 트위드 원단은 타이트한 조직, 유연한 텍스처, 도톰한 두께감 등의 특징과 함께 우수한 퀄리티를 보장했고, 트리밍, 금색 체인, 시그니처 단추 등 섬세한 디테일이 더해져 높은 완성도의 트위드 자켓이 세상에 나올 수 있었다.

유행없는 아우터로 재해석되는 트위드 자켓

코코 샤넬이 시작해 칼 라거펠트가 완성시킨 트위드 자켓은 오늘날 여성복의 유산으로 남아 다양한 브랜드에 영감을 주고 있다. 양모 소재를 다른 소재로 바꿔 텍스처에 변화를 주거나 카라, 포켓 등 디테일에 변주를 주어 신선함을 불어넣는 방식으로 브랜드마다 차별화된 트위드 자켓을 선보인다.

특히, 트위드 자켓은 SPA 브랜드들의 재해석으로 더욱 대중화되고 있다. 여성 SPA 브랜드 '미쏘(MIXXO)'의 트위드 자켓은 미니멀한 디자인과 합리적인 가격으로 2030 여성들의 입문용 트위드 자켓으로 반응이 좋다.

클래식하면서도 트렌디한 감각을 겸비한 트위드 자켓은 격식을 갖춰야 하는 자리부터 캐주얼한 데일리룩까지 폭넓은 활용도를 자랑한다. 유행 타지 않으면서 다양한 스타일링이 가능한 트위드 자켓은 불황 속 현명한 소비를 추구하는 현대 여성들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