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점퍼, 봄버재킷 뜻과 유래, 코디 추천

 

Editor 배터리(Better Lee)
[잇(it)템 졸업식] 

흔히 '항공 점퍼'라고 불리는 MA-1 항공 재킷은 나일론 외피, 니트 칼라와 소매가 특징인 군용 재킷을 뜻한다. 기능적인 디자인과 실용성을 갖춘 MA-1 재킷은 전쟁 현장에서 태어나 현대 패션에서 뺄 수 없는 아이콘으로 자리 잡았다.

2021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배우 윤여정은 드레스 위에 MA-1 모티브의 재킷 스타일링을 선보였는데, 화제를 일으키기도 했다. 전통적인 남성성의 상징이었던 MA-1 재킷이 여성 패션 씬에서 큰 주목을 받기 시작하게 된 것이다. 오늘은 하늘을 나는 전투 비행사를 위해 태어나 하위문화와 명품 패션까지 영향을 준 MA-1 항공 재킷의 흥미로운 스토리를 살펴보고자 한다.

 

20세기 중반, 한국전쟁과 베트남전쟁에서 미 공군이 택한 재킷

제트기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린 1940년대 후반, 미 공군은 새로운 형태의 비행 재킷이 필요했다.

기존 B-15 재킷의 모피 칼라가 산소마스크와 간섭을 일으키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모피를 제거했고, 가볍지만 보온성이 뛰어난 나일론과 폴리에스터를 채택했다. 이러한 혁신적인 소재 선택은 다양한 기후에서 작전을 수행해야 했던 미 공군 파일럿들에게 큰 이점으로 작용했다.

MA-1 항공 재킷은 1949년 또는 1950년경 한국전쟁에 참전한 파일럿들을 위해 개발됐다. 이 재킷은 고공에서 추위와 싸워야 하는 전투 비행사들에게 필수적인 군수품이었다.

MA-1의 가장 특징적인 요소는 바로 오렌지색 안감이다. 조난당한 전투 비행사가 구조팀에게 신호를 보내기 위해 재킷을 뒤집어 입으면 오렌지색 겉감이 될 수 있도록 설계한 것이다. 전투 중 추락한 파일럿에게 이 선명한 오렌지색은 생존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였다.

종전 후 민간으로 보급, 하위문화부터 명품 하우스까지 택한 MA-1 재킷

전쟁이 끝난 1980년대 중반, MA-1 재킷은 민간에 공급되며 패션템으로 거듭나기 시작했다.

특히, 노동자뿐만 아니라 스킨헤드 등 하위문화를 상징하는 아이템으로 소비될 때도 있었다. 스킨헤드 문화에서 MA-1 재킷은 강인한 정체성과 청년 문화의 반항적 정신을 상징했다.

브랜드 알파 인더스트리(Alpha Industries)는 군용 MA-1 재킷의 공식 제조업체로서 1970년대부터 일반 소비자를 위한 제품을 출시하기 시작했다. 군사적 기능성과 투박한 남성성을 상징하던 이 재킷은 런던과 뉴욕의 거리 패션에서 새로운 의미를 부여받게 된다. 영국에서는 노동자 계급의 상징으로, 미국에서는 하위문화의 저항 정신을 드러내는 도구로 진화했다.

라프 시몬스(Raf Simons)의 오버사이즈 봄버 재킷부터 헬무트 랭(Helmut Lang)의 펑크에서 영감을 받은 본디지 스트랩이 있는 재킷까지, 이 아이콘적인 런웨이 등장은 모두 10대 반항 정신에 뿌리를 두고 있다.

21세기 SPA부터 명품 런웨이가 재해석한 MA-1 재킷 인기

오늘날 MA-1 재킷은 럭셔리 브랜드부터 SPA 브랜드까지 끊임없이 재해석되고 있다.

2022년 프라다는 하이엔드 패션의 정점에서 MA-1을 재해석했다. 플로럴 장식을 더한 오버사이즈 재킷과 깃털 장식 재킷을 선보인 프라다의 컬렉션은 전통적인 군용 아이템에 럭셔리의 코드를 입혔다. 벨트를 활용해 실루엣을 자유자재로 조절할 수 있는 디자인은 MA-1의 실용성과 현대적 우아함을 동시에 갖췄다고 평가받았다.

최근에는 SPA 브랜드 스파오(SPAO)가 여성과 남성 모두 입기 좋은 '후드탈착 오버핏 MA-1 항공 점퍼'를 선보였다. 스파오가 과거 MA-1 재킷을 재해석해 선보이는 해당 아이템은 탈착 가능한 후드 디테일이 적용돼 다양한 스타일링이 가능하다.

스파오의 '후드탈착 오버핏 MA-1 항공 점퍼'는 스커트, 팬츠 등 어떤 옷과도 잘 어울려 취향에 따라 다채로운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다.

군용 아우터로 탄생한 MA-1 재킷은 시대를 초월한 실용성과 스타일로 사랑받고 있다. 변덕스러운 요즘 날씨에 제격인 MA-1 재킷을 추천한다. 별다른 아이템이 없어도 존재감을 드러내기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