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아, 결혼식 때 입은 드레스… '이것' 하나로 시선 싹쓸이
[잇(it)템 졸업식]
시스루(See-through)는 '보다(See)'와 '통하여(Through)'가 합쳐진 말로, 오간자, 레이스, 메쉬, 쉬폰 등 속이 비치는 소재를 통칭한다.
그 중 오간자(Organza)는 쉬폰보다 탄력감 있으며, 투명하면서 은은한 광택으로 여름철 우아함을 표현할 수 있는 시스루 소재다. 실크를 비롯해 면, 폴리에스터, 레이온, 나일론 등 다양한 원사로 제작된다.
오간자는 알렉산더 맥퀸, 존 갈리아노 같은 세계적 디자이너들이 컬렉션에 담을 만큼 예술적 가치를 인정받는 소재이기도 하다.
한때 무대복, 웨딩드레스, 한복에 사용되는 고급 소재로 여겨졌지만, 최근에는 블라우스, 스커트 등 일상복용 소재로도 활용되며 접근성이 높아졌다.
그렇다면 오간자 소재가 현대 패션에서 어떻게 활용되고 있는지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 살펴보자.
두아 리파, 김연아가 택한 여름철 최고의 드레스 소재
두아 리파가 2025 멧갈라에서 두른 '오간자 케이프'는 샤넬의 상징적인 요소를 현대적으로 해석한 아이템이었다. 크리스탈, 진주, 깃털로 장식한 드레스 위에 덧입은 오간자 케이프는 우아한 분위기를 한층 더했다.
김연아가 2022년 가을 결혼식 당시 선택한 웨딩드레스 역시 오간자 실크 소재의 2023 S/S 엘리 사브 컬렉션이었다. 꽃잎을 겹겹이 겹친 듯한 디자인의 웨딩드레스는 온라인상에서 큰 화제를 모았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오간자는 투명하고 가벼운 소재감으로 여름에 잘 어울리는 소재"라고 말하며, "레이스, 메쉬, 쉬폰 등 여타 소재 대비 탄력감이 높아 고급스러우면서 품격 있는 스타일링을 연출하기 좋은 소재"라고 말했다.
알렉산더 맥퀸이 생애 마지막 컬렉션에서 택한 오간자
알렉산더 맥퀸은 오간자 소재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바탕으로 후대에 영감을 줄 수 있는 작품들을 선보인 디자이너다.
2003년 그가 'Irere' 컬렉션에서 선보인 '오이스터 드레스'는 샌드 컬러의 시폰과 오간자를 여러 겹으로 레이어드해 조개껍질 같은 질감을 구현했다.
맥퀸이 사망하기 전 마지막 컬렉션인 2010년 '플라톤의 아틀란티스'에서도 오간자는 핵심 소재였다.
해당 컬렉션의 '디지털 프린트 오간자 드레스(2010)'는 2024년 5월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이간수문 전시장에서 열린 'RSVP: 위대한 유산으로의 초대' 전에서 실제로 공개되기도 했다.
빙하가 녹은 해저 환경을 배경으로 파충류와 양서류를 연상시키는 디지털 프린팅을 새긴 오간자 드레스는 진화를 역전해 모든 것이 탄생한 바다로 돌아간 생명체의 이미지를 담았다.
맥퀸은 오간자 소재를 통해 자신만의 패션 철학을 표현하고, 패션업계에 영감을 준 디자이너로 회자되고 있다. 그의 영향력은 현재까지도 이어져 오간자 소재의 가치를 세상에 알린 선구자로 평가받는다.
패션업계는 오간자 활용한 블라우스, 스커트 선보이며 우아한 여름 스타일링 제안
미쏘 오간자 포인트 블라우스 ©미쏘(MIXXO)
패션 디자이너의 예술적 승화와 더불어, 최근에는 보다 일상적인 영역에서도 오간자의 매력을 느낄 수 있다.
국내에서는 오간자를 활용한 블라우스와 스커트 등이 다채롭게 출시되며 여성 고객을 중심으로 접근성이 높아지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 여성 SPA 브랜드 미쏘(MIXXO)는 출근룩 및 데일리룩으로 착용하기 좋은 오간자 소재의 상품을 선보여 올여름 좋은 반응을 이끌고 있다.
이들 제품의 특징은 2030 여성들이 부담 없이 입을 수 있도록 과한 노출은 지양하면서도, 오간자 특유의 소재감과 우아한 무드를 표현했다는 점이다.
실제로 미쏘의 '오간자 포인트 반팔 블라우스'는 소매 끝부분과 목둘레 부분에 오간자 소재를 덧대고, '오간자 포인트 미니스커트'는 치마 밑단 햄라인에 오간자 소재를 덧대 과한 노출에 대한 부담 없이 한여름에 쾌적하게 입을 수 있도록 설계됐다.
여름 하면 린넨과 시어서커 소재만 떠올리는 당신에게 오간자 소재는 새로운 선택지가 될 수 있다. 투명하면서 존재감 있고, 얇으면서 격조 있는 오간자로 당신의 여름 스타일링이 풍성해지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