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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gazine FASHION

블루종이 바꾸는 봄 아우터의 문법

2026년 패피들은 봄에 긴 트렌치코트 대신 '이 아우터'를 입습니다.

Editor 배터리(Better Lee)

2026.0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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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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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 배터리(Better Lee)
[잇(it)템 졸업식]  


패션계를 사로 잡은 it템에 대한 모든 것. 역사부터 최신 트렌드까지 낱낱이 파헤친다.

트위드 블루종이 바꾸는 봄 아우터의 문법


블루종(Blouson). 프랑스어에서 온 이 단어는 아직 귀에 낯선 사람도 많지만, 실루엣만큼은 누구나 한 번쯤 본 적 있다. 밑단이 밴딩 처리돼 허리 부분이 자연스럽게 부풀어 오르는 짧은 기장의 점퍼. 같은 계열로 자주 언급되는 봄버 자켓(Bomber Jacket)이 미 공군 항공 점퍼에서 유래한 기능성 중심의 하위 개념이라면, 블루종은 소재와 디자인을 불문하고 그 실루엣 전체를 아우르는 더 넓은 카테고리다.

이 아이템이 올봄 여성복 시장의 핵심 키워드로 급부상하고 있다. 매년 봄 시즌이면 어김없이 꺼내 들던 롱 트렌치 코트의 자리를, 짧고 가볍고 활동적인 블루종이 빠르게 잠식하는 형국이다. 활동성이 좋고 하체 비율이 길어 보이는 시각적 효과, 간절기 기온차를 무겁지 않게 버텨주는 실용성, 다양한 아이템과의 레이어드까지. 소비자가 봄 아우터에 원하는 조건을 블루종이 고루 충족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로엠 트위드 블루종 점퍼 

런웨이에서 피어난 블루종의 불씨

트렌드의 진원지는 런웨이였다. 프라다는 26FW 여성 컬렉션에서 소재에 다양한 변주를 준 블루종 라인업을 전면에 내세웠다. 나일론, 레더, 테크 패브릭을 넘나들며 블루종이 단일 소재에 갇힌 아이템이 아님을 선언한 것이다. 생 로랑은 25FW 런웨이에서 한 발 더 나아갔다. 풍성한 레이스 드레스 위에 레더 블루종을 과감히 걸쳐 로맨틱과 에지를 동시에 구현하는 믹스매치 스타일링을 선보이며, 블루종이 얼마나 다양한 무드와 공존할 수 있는지를 보여줬다.

럭셔리 하우스가 블루종의 가능성을 열어젖히자, 흐름은 빠르게 매스 마켓으로 내려왔다. 유니클로의 '윈드 블럭 스탠드 블루종'은 미니멀한 디자인과 실용성을 앞세워 해외 패션 커뮤니티에서 먼저 입소문이 났고, 르메르나 더 로우를 연상케 한다는 평가와 함께 합리적 가격대의 대표 블루종으로 자리잡았다. 명품 런웨이에서 시작된 실루엣이 SPA 브랜드의 베스트셀러로 안착하기까지, 그 속도가 예년보다 훨씬 빠르다.

프라다 26FW 여성 컬렉션 ⓒ프라다 공식 홈페이지

고윤정의 스웨이드 봄버, 카리나의 프라다 블루종

넷플릭스 '이 사랑 통역 되나요?' 고윤정(차무희)이 스타일링한 르하스(L'HAS)의 '클래식 스웨이드 봄버 자켓 @goyounjung / 인스타그램에서 바이럴 된 콘텐츠

런웨이에서 거리로 이어지는 흐름에 셀럽들이 기름을 부었다. 넷플릭스 화제작 '이 사랑 통역 되나요?'에서 배우 고윤정이 착용한 르하스(L'HAS)의 스웨이드 봄버 자켓은 방영과 함께 '손민수템'으로 떠올랐다. 스웨이드 봄버 자켓에 원피스를 레이어드한 스타일링이 여성스러우면서도 세련된 조합으로 시청자들의 눈을 사로잡은 것이다. 문의가 폭주하며 품절 사태가 이어졌고, 합리적인 가격대의 대안템을 찾는 소비자들의 검색도 덩달아 급증했다.

국내 아이돌 씬에서는 에스파 카리나가 프라다의 '리나일론 블루종 재킷'을 착용한 스타일링을 지난 1월 SNS에 공개하며 화제를 모았다. 글로벌 팝스타 빌리 아일리시 역시 공식 석상에서 블루종 스타일링을 꾸준히 선보이며 이 아이템에 '쿨한 이미지'를 덧입히는 데 일조했다. 셀럽들이 공통적으로 선택했다는 사실이 의미하는 것은 하나다. 블루종이 특정 스타일의 전유물이 아니라, 어떤 무드에도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범용 아우터로 진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2026년 1월 17일 애틀랜타에서 열린 'MLK Jr. Beloved Community Awards'에서 블루종을 착용한 빌리 아일리시 @prada

"왜 트위드인가"···로엠이 블루종에 건 승부수

로엠 트위드 블루종 점퍼

런웨이와 셀럽이 불씨를 당긴 자리에서, 국내 여성복 브랜드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블루종 시장을 파고들고 있다. 그 중 눈에 띄는 접근이 있다. 이랜드월드의 여성복 브랜드 로엠(ROEM)블루종에 트위드 소재를 접목했다.

블루종의 대중적인 소재는 코튼이나 레더가 일반적이다. 경쾌하고 캐주얼한 인상을 극대화하는 방향이다. 로엠은 여기에 역발상을 택했다. 트위드 특유의 도톰하고 단정한 질감을 블루종의 짧은 기장과 결합하면, 캐주얼하면서도 오피스룩으로 손색없는 새로운 접점이 생긴다는 계산이었다. 출근부터 퇴근 후 일상까지 경계 없이 이어지는 현대 직장인의 라이프스타일을 정확히 겨냥한 기획이다.

결과는 숫자로 증명됐다. 올해 1월 1일부터 3월 11일까지 로엠 블루종 카테고리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67% 증가했다. 이랜드 로엠 관계자는 "트위드 소재를 적용해 여성스러우면서 고급스러운 감성을 더했다"며 "출근룩과 일상복의 경계가 흐려지는 요즘 라이프스타일 트렌드에 블루종이 특히 잘 부합한다"고 말했다.

출근부터 퇴근 후까지 이어지는 캐주얼 트위드

블루종으로 다시 쓰는 봄 아우터

블루종은 지금 봄 아우터의 언어를 바꾸고 있다. 길고 단정한 트렌치 코트가 '봄의 공식'처럼 여겨지던 자리에, 짧고 가볍고 소재에 구애받지 않는 블루종이 새로운 문법을 쓰기 시작했다. 런웨이에서 내려온 실루엣이 셀럽의 일상을 거쳐 직장인의 출근룩까지 스며드는 데 걸린 시간은 단 한 시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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